조부모가 손자의 양육권을 직접 청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우리 법은 기본적으로 부모의 양육권을 우선으로 보며, 조부모는 원칙적으로 법정 양육권자가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손주를 오래 돌보아 왔다는 사정만으로 양육권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다만 부모 모두가 양육능력이 없거나, 아이의 복리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 부모의 사망, 장기간의 행방불명, 중대한 학대나 방임, 심각한 질병 등으로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하다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면, 법원은 아이의 안정과 보호를 위해 조부모를 양육자로 지정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핵심 판단 기준은 조부모의 권리가 아니라 아이의 최선의 이익이다. 조부모의 경제적 능력, 건강 상태, 실제 양육 환경, 아이와의 정서적 유대관계가 종합적으로 검토되며, 아이가 일정 연령 이상이라면 본인의 의사도 참고 요소로 반영된다.
결론적으로 조부모가 양육권을 청구하는 길이 전혀 막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를 대체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분명히 존재해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사안은 입증 부담이 크고 판단이 엄격한 만큼, 초기 단계부터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